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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별이 빛나는 밤

빈센트 반 고흐는 말년에 '별이 빛나는 밤'이란 명작을 남겼다. 그림 속 커다란 사이프러스 나무와 산등성이를 비추는 별을 보며 왜 별이 빛나는지 생각해 보자.   별은 우주의 가장 기본적인 빌딩 블록이다. 별이 모여서 은하를 이루고, 그런 은하가 모여서 우주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 빛과 열을 내는 천체를 항성, 즉 별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별이 바로 태양이다. 별 주위에는 지구나 화성 같은 행성이 돈다. 그런 행성의 주위를 위성이 공전하는데, 지구 주위에는 달이 있다. 그런 식으로 별은 자기 주위의 여러 행성과 위성을 거느리고 독립된 하나의 항성계를 이룬다. 그러나 멀리서 보면 중심에 있는 밝은 별만 보인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행성과 위성의 밝기나 크기가 상대적으로 너무 미미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별은 두 개가 한 쌍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세 개인 경우도 있고, 더 많은 별이 모여서 하나의 항성계를 이루기도 한다. 짝이 없는 별은 그리 흔하지 않는데 공교롭게도 우리의 태양은 외톨이 별이다. 태양계를 벗어나서 다른 별에 갔는데 만약 그곳이 쌍성계라면 우리는 하늘에 두 개의 해를 볼 수 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센타우리 알파인데 별 세 개가 모여서 하나의 행성계를 이룬 삼중성계다. 그곳 하늘에는 세 개나 되는 해가 떠 있을 것이다. 그런 별들이 밤하늘 여기저기에서 반짝거리고 있다.     인류는 문명이 시작하면서부터 규칙적으로 변하는 천체의 움직임에 의존하여 우리 생활의 기준으로 삼았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그런 우주의 움직임을 우리의 신앙과도 결부시켰다. 신라 시대에는 첨성대가 있었고, 고려 때는 서운관, 그리고 조선조에 와서 관상감이 있었는데 기상 현상을 관측하고 지도를 만드는 일도 했지만, 그밖에 점성, 택일 그리고 풍수지리 같은 일도 했다. 국가적인 중요한 일이 있으면 일단 관상감에 알려서 날짜를 정하도록 했다.     우리나라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서양에서도 요하네스 케플러 전까지 천문학은 점성술과 별로 차이가 없었다. 동방박사도 별을 보고 예수 탄생을 알고 찾아갔으며,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본 사마의는 제갈공명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독일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한스 베테는 1939년 드디어 별이 빛을 내는 이유를 밝혀냈다. 아인슈타인처럼 그도 독일인이었지만 유대 혈통이어서 여러 불이익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열 자리 정도의 곱셈과 나눗셈을 암산으로 했다고 하며 결혼 전 약혼녀와 함께 바닷가 모래밭을 거닐 때 그는 으쓱대며 이 세상에 별이 반짝이는 이유를 아는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고 했다. 그 후 30년이 지나서 노벨상을 받았고, 원자폭탄 개발에 깊숙이 참여했지만, 전후에 반전 운동에 앞장섰다고 한다.   별은 그 자체가 핵융합 원자로이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물리학자들은 별을 이루고 있는 수소가 산소와 결합, 즉 연소하면서 빛과 열을 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스 베테는 별을 구성하고 있는 수소가 핵융합하여 헬륨으로 변할 때 생긴 질량 손실에서 오는 차이가 아인슈타인의 E=mc² 공식에 의해서 빛과 열에너지로 변환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렇게 별에서 빛과 열의 형태로 나오는 에너지가 우리 생명의 원천이 되어 지구라는 행성에서 인류가 발현하고 진화하여 오늘의 모습이 되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행성과 위성 지구 주위 자기 주위

2023-05-19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범지구 위성 항법 시스템

일반적으로 GPS라고 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을 말한다. 얼마 전까지는 따로 자동차에 부착했지만 지금은 휴대전화에 내장되어 있어서 편리하게 쓰고 있다. 원래 GPS는 미국 국방성에서 개발한 군사용 시스템이었는데 지금은 일반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다시 아인슈타인이 등장한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이 상대적이라고 했다. 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속도, 그리고 일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중력에 관한 이론이다. 혹자는 내비게이션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나오는지 궁금할 것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다.     대보름날 쥐불놀이할 때 돌리는 통의 속력을 줄이면 통이 땅에 떨어지려고 한다. 지구 중력이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을 더 빨리 돌리면 원심력이 생겨서 떨어지지 않는다.     인공위성도 마치 지구에 팽팽히 매달린 것처럼 행동하는데 이때 지구 중력이 통을 묶은 끈 역할을 한다. 속도가 늦어지면 지구로 추락하기 때문에 지구 주위를 12시간 정도 걸려 공전시킨다. 너무 빠른 속도를 내면 아까 말한 원심력이 커져서 지구를 영원히 떠날 수 있으니 적정한 속도, 즉 시속 1만 4천km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게 한다. 그런 인공위성을 24대에서 30대 정도 지구 궤도에 띄우고 삼각측량법으로 위치와 거리를 계산하는 것이 GPS 시스템이다.   우리는 상대성이론이란 말을 들으면 우리 실생활과는 상관없는 어려운 과학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GPS에 응용되었다니 참 신기하다.   인공위성이 지구에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속도가 필요한데 그 속도가 지구의 자전 속도보다 조금 빠르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라서 그 속도의 차이가 시차를 발생시킨다. 인공위성에 탑재된 시계는 지구의 시계에 비해 하루에 백만 분의 7초 늦어진다. 큰일이라도 날 줄 알았는데 별 것도 아니다.   또 인공위성은 지구 상공 약 2만km에 떠 있어서 지구 표면보다 중력이 약하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중력의 강약에 따라서 시간의 흐름도 달라진다. 그래서 인공위성에 실린 시계는 지구의 시계보다 하루에 백만 분의 45초씩 빨라진다. 그 정도 역시 무시해도 되는 티도 안 나는 차이다.   이제 산수 계산을 할 차례다. 특수상대성이론으로 늦어진 시간과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빨라진 시간을 빼고 더하면 하루에 백만 분의 38초란 미세한 시차가 생긴다. 거리는 속도에 시간을 곱하면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그래서 빛의 속도에 방금 구한 시간 차이를 곱했더니 상대성이론 효과 때문에 하루 사이에 발생하는 거리의 차이가 11.4km나 된다. 그렇다면 큰일이다. 그래서 인공위성에 내장된 컴퓨터는 이런 차이를 자동으로 바로잡아 주는 기능이 있다.   목적지의 주소를 입력하고 운전을 시작한다. 처음 가는 곳이지만 내비게이션에는 예상 도착 시각까지 나온다. 이제는 길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어디든 찾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없었더라면 약속 장소에서 11.4km나 떨어진 영 엉뚱한 곳을 헤맬 것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범지구 시스템 범지구 위성 지구 중력 지구 주위

2023-03-31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와 달

하늘에서 태양만 한 크기로 보이며 태양만큼 중요한 천체가 달이다. 지구에서 보면 달과 태양의 겉보기 크기가 신기하게도 비슷하다. 달은 위성치고는 비교적 큰 편이라 지구와 형제 행성쯤 되는 것 같지만, 지구의 위성이다.     달은 처음에는 지구와 아주 가깝게 있었으나 1년에 약 3.8cm씩 멀어져 언젠가는 지구의 인력권 밖으로 나가게 되어 영원히 우주 공간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달은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약 27일이 걸리며, 29.5일을 주기로 초승달로부터 시작하여 반달을 거쳐 보름달이 되고 다시 반달로 줄어들어 그믐달의 모양으로 변한다. 달의 지름은 지구의 ¼ 정도이며, 부피는 지구의 50분의 1이다. 중력은 지구의 ⅙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우주인들이 그 무거운 우주복을 입고도 움직이기에 아주 편했다고 했다.     달에는 소행성 충돌에 의한 분화구가 많은데 화산 폭발로 인한 작은 분화구도 있다. 지구에서처럼 대기나 물에 의한 침식이나 풍화작용이 없어서 달의 분화구는 지구의 그것에 비해 훨씬 험하게 보인다. 달 표면의 온도는 대기가 거의 없어서 햇빛의 유무에 따라 영하 170℃에서 영상 130℃를 오르내린다.   태양계가 막 생겼을 때 지금보다 훨씬 많은 행성이 태동했다. 그때 지구 크기의 절반 정도 되는 원시행성 하나가 지구와 충돌한 일이 있었다. 그 충돌로 작은 행성은 산산조각이 나서 우주 공간으로 흩어졌는데 그 중 일부가 지구의 인력에 잡혀서 지구 주위를 돌면서 결착이라는 과정을 통해 달이 생겨났다.     살아남은 지구 역시 큰 변화를 겪었다. 우선 비끼는 충돌로 인해 자전을 시작한 것이다. 지구가 돌자 밤과 낮이 생겼다. 자전하면서 태양 쪽으로 향하면 낮이고 그 반대쪽에 있을 때는 밤이 되었다.     그리고 충돌은 정확히 지구의 적도 쪽이 아니어서 지구의 축이 기울어지게 되고 23.5˚ 기운 지축 때문에 계절이 생겼다. 공전하면서 태양에 가까운 쪽이 여름을 맞게 되고 먼 쪽이 겨울, 그리고 중간에 봄과 가을이 생겼다.     수성은 축이 수직이어서 계절의 변화가 없고, 금성은 지구와 자전 방향이 반대여서 태양은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진다. 달은 자신보다 큰 지구 주위를 공전할 때 생기는 조석 고정현상 때문에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똑같이 27일로 같다. 그래서 지구에서는 달의 한쪽 면만 보게 되는 것이다.   밤낮과 계절의 변화는 생명이 시작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옛날에 달이 지구에 아주 가깝게 있을 때는 달의 인력이 훨씬 커서 조수간만의 차이가 엄청났고 따라서 지구의 바다는 크게 요동쳤다. 그 바닷물 소용돌이 속에서 여러 가지 원소가 마구 섞이다가 원시 단백질이 생성되고, 결국에 DNA의 분열과 복제가 생명의 시작되었다. 그때는 지구가 너무 빠르게 자전을 해서 하루가 고작 6시간이었는데 달의 인력으로 지구 회전 속도를 떨어뜨려 지금의 24시간 되었다.     회전 속도가 줄어들면 그만큼 바람도 약해져서 대기는 안정되었으며, 또 팽이가 도는 모습을 보면 어느 순간 위 꼭지가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지구도 그런 현상을 겪게 되는데 달의 인력이 작용하여 자전축을 안정시켰다. 그 결과 요동이 줄어들어 지구의 기상이 안정되고 따라서 생명체의 탄생과 진화를 일으켰다.     달이야말로 우리 인간을 포함해서 지구 생명체 출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 지구 생명체 지구 주위 지구 회전

2022-02-25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지동설

지금부터 2,300년 전 그리스의 아리스타르코스는 자신이 관측한 결과를 토대로 태양 중심의 지구를 상상했다. 그는 행성을 관찰했는데 아주 밝다가 어두워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만약 행성이 지구의 주위를 돈다면 밝기도 어느 정도 일정해야 하고 그 움직임도 항상 같은 방향이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서 행성은 지구가 아니라 다른 천체 주위를 공전할 것으로 추측했다.     아리스타르코스는 반달일 때 태양-달-지구가 정확히 직각삼각형의 꼭짓점에 놓인다는 것을 알았고, 그때 달과 태양이 이루는 각을 측정했다. 그보다 300년 전에 같은 섬에서 살던 피타고라스가 삼각형에 대해서 큰 업적을 남겨 놓았기 때문에 그는 선배가 남긴 삼각법을 이용해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달까지의 거리보다 20배 정도 멀다는 답을 얻었다. 지구에서 보는 태양과 달의 겉보기 크기는 비슷하므로 태양이 달보다 20배쯤 크다고 어림잡았다.     또 아리스타르코스는 보름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와 월식이 진행되는 시간을 측정하고, 이를 이용해 지구가 달보다 약 3배 정도 클 것으로 추정했다. 태양이 달보다 20배 크고, 지구가 달보다 3배 크다면, 태양은 지구보다 약 7배 크다는 결론에 도달한 아리스타르코스는 지구보다 큰 태양이 자기보다 훨씬 작은 지구 주위를 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천문학은 그 후 1,500년 동안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50년경 활동)가 확립하고 프톨레마이오스(기원후 100년경 활동)가 집대성한 천동설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우주의 중심은 지구이고 그 주위를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이 공전하고 있으며 하늘의 별은 모두 회전하는 항성구에 박혀서 움직이지 않고 빛을 내고 있다는 지구 중심설이다.     그러다 16세기에 천문학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가톨릭 사제였던 코페르니쿠스가 혜성처럼 나타나서 프톨레마이오스의 천체 모형에서 지구와 태양의 위치를 서로 바꿔놓았다. 드디어 지구 중심에서 태양 중심으로 넘어가려는 전야에 이르렀고 그 동안 수군거리던 지동설이 바야흐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1609년 갈릴레이는 자신이 직접 만든 성능 좋은 망원경으로 달과 목성을 관측했다. 그는 달 표면이 수정처럼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으며, 목성 주변에서 4개의 위성을 찾아냈다. 모든 것이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줄 알았는데 목성 주위를 도는 위성의 존재는 지구 중심의 우주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드디어 로마 교황청은 그를 종교 재판에 넘겼다. 갈릴레이는 자기주장을 철회하고 용서를 빌어 간신히 종신 가택 연금형으로 감형되었다.   갈릴레이와 동시대 사람인 조르다노 브루노는 태양조차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유사 이래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는 태양이 중심이라고 했다. 브루노는 지구가 회전하기 때문에 그 위에 사는 우리 눈에는 천체가 회전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며, 한술 더 떠서 태양조차도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고 했다. 우주는 무한하며 그 어딘가에 다른 생명체가 살지 모른다고 했다가 결국 신성 모독죄로 화형당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지동설 지구 주위 목성 주위 천체 주위

20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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